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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Strom

습관에 대하여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를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슬며시 우리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팡세>, 단장136.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우리의 감수성은 수많은 요소를 향하게 되지만, 그런 요소들의 숫자는 그 공간에서 우리가 찾는 기능에 맞추어 점차 줄어든다. 거리에서 우리가 보고 생각 할 수 있는 4000가지 가운데 우리는 결국 몇 가지만 적극적으로 의식하게 된다. 길 앞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 오가는 사람들의 양, 비가 올 가능성 등. 버스도 처음에는 미학 또는 기계학의 관점에서 보았겠고, 혹은 더 나아가서 심지어는 도시 내의 공동체들을 생각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기도 했겠지만, 점차 어떤 지역을 가능한 한 빨리 가로질러 우리를 목적기까지 실어다 줄 네모난 상자로만 보게 된다. 버스가 가로지르는 지역은 우리의 일차적인 목표와는 관련이 없으며, 그 밖은 모두 어둠이고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행의 기술 -  알랭드 보통


주위를 둘러보자. 매일매일이 새롭고 즐거운가. 같이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즐거운가. 아니면 그것들은 그저 습관이 되었을 뿐이다. 한때는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때는 그것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여행이란, 두근거림이란 새로운 장소, 새로운 풍경,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만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자. 평범했던 내 옷장, 우리 집 대문, 집에 가는 길 그저 어디론가 빨리 가기 위해 지나치는 그것이 아닌 우리 주위의 것을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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